수천억원의 세금을 갚지 않은 채 도피했던 정태수 한보그룹 회장입니다.
그가 지난해 2월 에콰도르에서 찍었던 생일 사진을 채널A가 단독 입수했습니다.
다른 사람 행세를 하느라 나이도 생일도 바꿨던 정 회장,
작년 말 사망한 것이 맞다면 그로선 마지막 생일파티였던 겁니다.
채널A는 오늘도 정태수 일가의 행적을 추적 보도합니다.
먼저 성혜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.
[리포트]
모자를 쓴 정태수 한보그룹 회장이 케이크 앞에 앉아있습니다.
바로 뒤에는 환한 미소를 띤 아들 정한근 씨가 서있습니다.
지난해 2월 에콰도르 간병인, 그리고 간병인의 가족들과 함께 찍은 사진입니다.
벽에는 '생일 축하합니다'라는 의미의 스페인어가 보입니다.
1923년생으로 지난해 95살이었던 정 회장이, 키르기스스탄인 '콘스탄틴 츠카이'로 신분을 세탁하고 지난해 89살 생일을 보낸 겁니다.
실제 생일은 음력 8월 13일이지만 생일마저 속였습니다.
간병인 A 씨는 채널A와 만나 "정 회장 부자와 에콰도르 과야킬에서 4년 동안 함께 살았다"고 말했습니다.
[A 씨 / 에콰도르 간병인]
"정태수 회장의 간병인으로 일했습니다 사촌동생과 교대로 번갈아 가며 (정태수 집에) 있었습니다
정 회장은 10년 전쯤 에콰도르에 왔고, 아들 정 씨는 그로부터 5년 뒤 정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.
[A 씨 / 에콰도르 간병인]
"정한근 씨는 '회사가 다른 나라에 있다'고 했습니다. 아버지와 24시간 함께 지내며 간병에 몰두했습니다."
지난해 정 회장이 숨졌을 당시의 상황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.
[A 씨 / 에콰도르 간병인]
"(지난해) 11월 30일 아팠고 12월 1일에 사망했습니다. 장례식장엔 저의 가족들만 함께 가서 애도했습니다."
정 회장이 사망하자, 아들 정 씨는 "해외에 나갔다가 돌아온 뒤 밀린 간병인 급여를 주겠다"고 약속했지만,
연락은 이어지지 않았습니다.
채널A뉴스 성혜란입니다.
saint@donga.com
영상취재 : 박희현
영상편집 : 변은민